日常2018. 12. 10. 14:49

가을 동안 주워온 도토리를 묵가루로 만들기 위한 여정..

도토리를 도토리묵가루로 만들기란 힘들고 까다로운 작업이다.

일단 도토리의 껍데기를 까고 깐 도토리를 물에 씻어 이걸 가루로 만들고 가루를 물에 넣어 전분을 분리 시켜 그 전분을 말리면 도토리묵가 가루가 되는것..

하지만 사람이 이걸 하려면 시간과 힘이 드는 작업이다.

큰이모는 집 근처에 이런 힘든 과정을 한방에 해결할 곳을 찾았고 그곳으로 우리 어머니를 인도해 주셨다.

일반적으로 손으로 가루를 만들경우에는 100키로에 대략 20키로가 나올까 말까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을 통해 만들게 되면 30키로넘게 나온다고 한다.





전날 엄마가 물에 씻어 불려 놓은 도토리를 가지고 큰이모네로 가서 하루 밤을 자고..

다음날 큰이모와 함께 공장으로 갔다.





100키로정도의 도토리는 네개의 봉지에 나눠 담았고 처음 두봉지의 무게는 51키로..

네봉지를 모두 달아 보니 101키로였다.

뭐든 하면 남들보다 빠르게 많이 하는 우리 어머니의 성격을 내가 닮았어야 했는데..

등산하는 그 잠깐 사이에 자켓과 바지 주머니에 한가득 도토리를 담아 오던 어머니..





우리가 들어간 이후에 많은수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도토리가 담긴 망이나 푸대를 들고 들어왔다.

각자 본인이 들고온 도토리와 남이 들고온 도토리 품평회..

상수리보다 도토리가 좀더 많은 양이 나온다는 아줌마들..

우리 도토리를 보더니 상수리라고 하시네..





휴게실에서 도토리에 관한 열띤 토론을 하시는중..





도착해서 한시간 조금 안되게 기다리니 우리가 가져온 도토리가 기계에 담기기 시작했다.





백형이 만들어 주는 두부..





사장님의 막판 물기 날리기 스킬..

이곳엔 사장님 말고는 일하는 사람들이 다 외국인들이었다.





탈수기마냥 돌면서 도토리묵 가루에서 물기를 날리고..

마지막엔 저렇게 굳은 가루를 잘게 나누어 자루에 담아 주었다.


결론은 101키로의 도토리가 59키로의 도토리묵 가루가 되었고..

이 가루를 말리면 아마도 35키로 정도의 가루가 될것으로 보고 있다.

상수리가 도토리보다 더나온다는 아줌마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꽤나 많은 양이 나왔다.


그리고 한가지 팁이라면 이곳에 갈땐 무조건 100키로 이상의 도토리를 가져가는게 가장 좋다.

한번 하고 기계 씻고 다음 도토리를 넣고 하는 방식인데..

가져온 도토리들이 20~30키로 정도면 한번 돌리고 기계를 닦고 준비하고 다시 돌리면 이윤이 남지 않아 여러사람것을 한꺼번에 넣고..

나중에 나오는 양에서 키로수대로 나눠 갖는 방식이었다.

한번에 130키로정도가 정량이라고 한다.

여기서 문제가 아줌마들이 엄선해서 상수리가 아닌 도토리를 정성껏 까고 물에 씻어 불려 왔는데..

잘못해서 상한것 같은 다른 사람의 도토리와 섞이고 나중에 이걸 같이 나눈다면 눈이 뒤집힐 노릇..

하지만 이일이 그날 벌어졌다.

섞이는 광경을 보고는 사장님한테 가서 따졌지만 사장님은 눈하나 꿈쩍하지 않더라..ㅋ


메주 만들기 이후 엄마의 고민이었던 도토리묵 가루만들기..

안하면 몸살날거 같아서 아버지 대신 갔다왔는데 좋아하는 엄마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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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Z700zZz